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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독서노트

도서, 지구인 1 2 3, 파르마코스의 추방?

by 수수비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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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보게 된 이유는

도서관에서 책 구경을 하는데 지구인이라는 제목이 시선을 확 끌어당겼다. 오래된 책인 것 같은데 지구인? 판타지 소설인가? 하고 집어 들어서 봤는데 표지 뒷면에 악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한국 피카레스크 소설의 걸작이라고 적혀있었다. 지구인이라는 제목과 저 문장이 도대체 무슨 연관인지 호기심이 일어서 책을 빌려왔다.

앞쪽에 서문같이 '지구인을 다시 펴내며'라고 작가님이 쓰신글이 있었는데 읽어보는데 이분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쉽게 술술 읽히는 문체이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게 인상이 좋게 느껴졌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새로 펴 내면서 내용을 조금 보충했다는 내용들, 왜 물질문명이 만들어낸 범죄자, 악의 꽃 이런 것들이 나오는지 호기심을 유발했다. 제목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인간시장이라는 제목을 지으려고 했으나 이어령 선생님의 권유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지구인' 이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다고...역시 제목의 힘은 강력크 한 것 같다. 그 당시에도 꽤 파격적인 제목이라고 했는데 우주 시대인 지금도 파격적이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잘 지어진 제목인 것 같았다.나도 제목을 보고 빌려 온 것을 보면 제목이 꽤나 중요하긴 한 것 같다. 

구로동 2인조 카빈 강도 사건

이 책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꼬꼬무 19회 '구로동 2인조 카빈 강도 사건' 에도 나왔다. 가족을 인질로 붙잡고 17시간의 인질극을 벌인 범죄자가 결국은 다 죽이고 본인도 자살해 버린 것이 사회에 알려진 사건이지만 이 책은 그 사람의 인생과 시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까지 담고 있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구인 감상 후기

지구인 1, 2, 3편을 다 읽은 후의 감상을 말해보면 이종대와 이종세(이복동생)의 삶이 대비되어 보여서 좋았다. 아니 그냥 비교하기에 좋았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사건이 1972년~1974년이고, 소설에서는 젊은 시절의 이야기, 1950년대 이야기도 나오는데 소설책에서는 그냥 되게 거친 시대인가 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날짜를 따져보니 1950년 625 전쟁이 발발되서 1953년 7월 정전협정이니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기도 했던....이렇게 뭔가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내용을 소설이지만 좀 이야기로 접하니까 좀 색다르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소설에서는 이야기의 순서가 시간 흐름대로가 아니라 약간 왔다갔다 하고 두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되서 나오기 때문에 이름을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ㅋㅋㅋㅋ여튼 지금부터는 그냥 독서노트처럼 기억해두려고 대충 정리해 보려고 함. 흥미있는 분들은 가독성이 좋기 때문에 가볍게 빌려읽어도 좋을 것 같다.

인상깊었던 부분들

지구인 1

차례, 꿈 출향 곡예 폐광

 
지구인 1(문학동네 장편소설)
한국 피카레스크 소설의 대표작인 최인호의 <지구인> 개정판이다. 1978년부터 1984년까지 7년 동안 <문학사상>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당시 당국의 압력과 삼엄한 시대상황으로 인해 왜곡된 모습으로 발표되었던 작품을 수정·보완·복원해서 재출간한 것.   작가는 1974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종대·문도석의 카빈 2인조 강도살인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이 책에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파괴하는 악인의 초상을 그려낸다. 군에서 카투사가 된 종대, 그곳에서 만난 양공주 영숙을 사랑하게 된 종대는 영숙의 기둥서방인 미군 장교를 살해한 후 탈영한다. 그 이후 금광의 광부가 되기도 하고 극장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탈영병이란 신분으로는 어디서도 뿌리내릴 수 없다. 이에 종대의 범행은 점점 마지막 비극을 향해 치달아가는데….   작가는 종대들에 대해 우리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제물로 삼은 파르마코스들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그만인 우리 안에 우리를 파국으로 몰아갈 '악'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그는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호출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수용소 안에 갇혀 있는 파르마코스일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이미 20년 전에 쓰여진 우리 사회의 가공할 폭력과 이 폭력에 맞설 힘이 없는 왜소한 개인들의 이야기 <지구인>. 오늘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작품이다. 슬프고 진지하면서도 최인호 특유의 풍부하고도 활달한 문장, 빠른 사건 전개로 독자들의 읽기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저자
최인호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05.06.27

1권은 보면서 한국에도 이런 시대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되게 거친 느낌이 드는 시대였고, 사건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이종대가 55 20살부터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들어가고 탈옥하고 그게 58년도라고 하는데 50년대 배경인데 내가 모르는 시대 같은 느낌이었음. 확실히 암기로 알고 있는 것과 소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대상을 생생하게 맞닿는 것은 많이 다르구나!

지구인 2

차례, 광대 탈옥 늪 도적

 
지구인 2(문학동네 장편소설)
한국 피카레스크 소설의 대표작인 최인호의 <지구인> 개정판이다. 1978년부터 1984년까지 7년 동안 <문학사상>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당시 당국의 압력과 삼엄한 시대상황으로 인해 왜곡된 모습으로 발표되었던 작품을 수정·보완·복원해서 재출간한 것.   작가는 1974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종대·문도석의 카빈 2인조 강도살인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이 책에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파괴하는 악인의 초상을 그려낸다. 군에서 카투사가 된 종대, 그곳에서 만난 양공주 영숙을 사랑하게 된 종대는 영숙의 기둥서방인 미군 장교를 살해한 후 탈영한다. 그 이후 금광의 광부가 되기도 하고 극장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탈영병이란 신분으로는 어디서도 뿌리내릴 수 없다. 이에 종대의 범행은 점점 마지막 비극을 향해 치달아가는데….   작가는 종대들에 대해 우리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제물로 삼은 파르마코스들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그만인 우리 안에 우리를 파국으로 몰아갈 '악'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그는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호출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수용소 안에 갇혀 있는 파르마코스일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이미 20년 전에 쓰여진 우리 사회의 가공할 폭력과 이 폭력에 맞설 힘이 없는 왜소한 개인들의 이야기 <지구인>. 오늘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작품이다. 슬프고 진지하면서도 최인호 특유의 풍부하고도 활달한 문장, 빠른 사건 전개로 독자들의 읽기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저자
최인호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05.02.23
p131
무심히 쑥을 캐고 앉아 있는 무기수,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살인범, 저 짧게 깍은 머리칼 끝마다 내린 하얀 서리, 살아 생전에 저 철조망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좌절감, 공포, 그 복잡한 마음을 잡풀 사이에서 돋아난 쑥을 캐는 것으로 저 자식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마음을 반영시키고 있다. 먹을 수도, 씹을 수도, 삼킬 수도 없는 쑥을 캐고 있는 녀석의 마음이야말로 무서운 자유에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 종대가 탈옥을 계획할 때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인물을 고르는 장면인데 저런 행동을 보고 왜 저렇게 판단한 것일까 좀 궁금해서 기록해 뒀던 부분.
p146
종대는 스스로 반문해보곤 했다.
너희들 셋은 간수들의 목숨을 끊거나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해도 너희들의 탈옥 사건으로 수많은 죄수들과 간수들이 목숨을 버리게 되어 있잖은가. 만약 네가 상상한 대로 백여 명의 죄수들이 한꺼번에 무기고로 덤벼든다면 자연 총격 사건은 벌어지게 되어 있는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수십 명이 피를 흘리게 되어 있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정정당당한 일인가.
그러나.....
종대는 자신에게 결론을 내리곤 했다.
역사란 몇몇 주인공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주인공들의 영웅적 행위를 위해서는 다수의 사람들은 피를 흘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희생일 뿐이다. 다수의 인간들은 다만 주인공을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저지른 방화는 방화가 아니다. 그것은 불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행한 살인은 죄악이 아니다. 그것은 다만 혁명에 불과할 뿐이다.
--> 탈옥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게획하면서 나름의 판단을 하는 장면인데 저때는 그래도 저렇게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고민의 결말이 조금....어긋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가 이런식으로 감정이나 생각들, 판단들이 삐뚤어져서 그런쪽으로 계속 흘러가는 것 같았음.
그냥 뭐가 옳은일인지 아닌 일인지 헷갈릴땐 그냥 법 안에서 판단하면 됬을거 같은데...역사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이 얼마나 컷기에...시대상이 저러해서 더 그런것일까 싶기도 하고....
p285
그는 미친개가 되어 발광하다 죽을 수는 없었다. 그는 개와 처절한 격투를 벌였지만 그것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다.
개의 비린내와 피의 냄새는 종세의 몸에서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자신이 어느새 인간이 아니라 개가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불쑥불쑥 치솟았다.
그 냄새뿐 아니라 개의 독이 자신의 몸 속에 흐르고 있다면, 그리하여 언젠가는 발광하는 광기로 나타난다면 나는 비참하게 미친개가 되어 죽게 될 것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고 싶은 희망 하나로 정읍을 도망쳐 부초처럼 살아왔을 뿐이지 도시의 뒷골목에서 미친개가 되어 죽고 싶어 지난날 고향을 떠나온 것은 아니었다.
개는 내 육신을 물어뜯을 수 있을지언정 고귀한 영혼을 물어뜯을 수는 절대로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영혼까지 미친개가 되어버린다는 것이 아닌가. 그는 그것이 무서웠다.
-->동생 종세가 서커스를 나와서 점백이(소매치기) 만나기전 신문배달 잠깐 햇을 때
종세는 뭔가 종대랑 비슷하게 거칠고 범죄를 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다른 부분이 있었고 종대와는 다른길을 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런 감상에서도 느껴진다.
p361
순간 종세는 그녀의 눈물을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도대체 왜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일까 이해하기 위해서 머리를 모았다.왜 울까.
저 여인은 왜 우는 것일까.
무엇이 저 여자를 저처럼 펑펑 울게 만드는 것일까. 내가 한 짓이 저 여자에게는 저토록 고통스럽고 슬픈 일일까. 
나는 다만 저 여인의 핸드백 고리를 열어 핸드백 속에 들어 있는 신문지로 둘둘 말아싼 지폐뭉치를 꺼낸 장난밖에 하지 않았는데
--> 동생 종세가 본격적으로 소매치기를 하는데 돈을 소매치기 당한 여인네가 우는 것을 보고 저런 생각을 하는 종세.
p363
쳐낸 여자에게는 피땀 흘려 모은 돈이었겠지만 종세에게는 한번의 손짓으로 낚싯밥에 걸려든 미끼에 불과했다. 
그녀에게는 생사가 달린 등록금이었겠지만 그에게는 다른 작업 시간까지의 빈 시간을 메울 오락을 제공해주는 푼돈에 불과했다.
이 세상 사람들의 모든 돈은, 시계는, 보석은 모두 그의 것이었다. 그는 그가 소유한 모든 물건들을 임시로 그들에게 임대해주고 있는 셈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훔쳐낸 물건은 실은 도둑질해내는 것이 아니라 임시로 임대해주었던 물건들을 정정당당하게 회수해내는 일에 불과했다.
다만 그들의 눈을 피해 그것을 은밀하게 거둬들이는 것은 그 동안 빌려주었던 그 물건들을 그들이 애지중지하고 아끼며 잔정이 들었으므로 이별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회수해내는 일인 것이다.
그는 이를테면 작은 신이었다
.
--> 소매치기가 된 종세의 돈에 대한 생각들
p379
그는 달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걷고 싶었다. 내가 도대체 뭘 했길래 그들이 저처럼 사나운 적의와 증오심을 갖고 쫓아오는가. 종세는 달리면서 생각했다. 나는 그들의 분노를 자극할 만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럼, 왜 그들은 나를 잡기 위해 떼지어 쫓아오는 것일까.
그는 되돌아서서 그들에게 그 이유를 묻고 싶었다. 내 무엇이 너희들을 화나게 했는가. 이유를 묻고 싶었다
.
--> 과욕으로 한탕 더 뛰려는데 소매치기가 걸려서 도망가다가 결국은 사람들한테 붙잡혀 발길질 당하고 결국은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종세.
어자피 소설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과 비슷하다면 죄값을 치른다는 것은 이렇게 내가 잘못한건가? 라는 인식을 주는 행위는 아닌지? 처벌을 위한 처벌이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에게 내가 잘못한건가? 라는 인식에 조금 영향을 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게 법이고...훔..요즘 사회를 보면 생각해볼 문제같다.

지구인 3

차례, 형제 악의꽃 구원 파멸 지구인 해설 파르마코스의 추방

 
지구인 3(문학동네 장편소설)
한국 피카레스크 소설의 대표작인 최인호의 <지구인> 개정판이다. 1978년부터 1984년까지 7년 동안 <문학사상>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당시 당국의 압력과 삼엄한 시대상황으로 인해 왜곡된 모습으로 발표되었던 작품을 수정·보완·복원해서 재출간한 것.   작가는 1974년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종대·문도석의 카빈 2인조 강도살인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는이 책에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파괴하는 악인의 초상을 그려낸다. 군에서 카투사가 된 종대, 그곳에서 만난 양공주 영숙을 사랑하게 된 종대는 영숙의 기둥서방인 미군 장교를 살해한 후 탈영한다. 그 이후 금광의 광부가 되기도 하고 극장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탈영병이란 신분으로는 어디서도 뿌리내릴 수 없다. 이에 종대의 범행은 점점 마지막 비극을 향해 치달아가는데….   작가는 종대들에 대해 우리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제물로 삼은 파르마코스들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나와 내 가족만 잘 살면 그만인 우리 안에 우리를 파국으로 몰아갈 '악'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그는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호출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수용소 안에 갇혀 있는 파르마코스일 수밖에 없다고 일갈한다.   이미 20년 전에 쓰여진 우리 사회의 가공할 폭력과 이 폭력에 맞설 힘이 없는 왜소한 개인들의 이야기 <지구인>. 오늘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작품이다. 슬프고 진지하면서도 최인호 특유의 풍부하고도 활달한 문장, 빠른 사건 전개로 독자들의 읽기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저자
최인호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08.02.01
p12
그는 이미 서른네 살이 되었으며 스물두 살 때 처음으로 감옥에 들어온 이래로 그 새파란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 저당잡힌 버림받은 인간 쓰레기였다.
그의 첫출발을 순백의 눈들이 축하해주듯 내리쏟아져 그가 걸어가는 노정을 흰 융단으로 깔아 치장해준 것은 참으로 축복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의 내부에서 끓어오르고 있는 적의와 증오의 차가운 불꽃은 그가 앞으로 모처럼 얻은 자유의 시장에서 앞으로 행할 어둡고 불길한 모반의 암시와도 같았다.
--> 종대의 출소와 내면의 적의와 증오. 궁금한 것은 처벌은 적의와 증오를 키우는가에 대한 궁금함. 어디선가 강력처벌은 효과가 없다는 말을 본듯한데...어자피 뭘해도 종대는 변하지 않을 것인가? 
p57
형, 마음속에서 가장 먼저 죽여야 할 것은 바로 그 증오심이에요. 형은 지금 미쳐 있어요. 형은 지금 총을 구해 단순히 갖고 싶다고 했지만 마침내 그것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고 드디어는 그것으로 죽어버릴 거예요.
넌 어릴 때부터 날 무서워하고 있었어. 넌 아직도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 네말은 단순하지만 네가 겁쟁이라는 사실이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서 쩔쩔매고 있는 거야. 넌 겁쟁이다. 넌 그것을 훔쳐내올 용기가 없는 거야. 날 속이려 하지 마라.
--> 총알을뺀 총을 구해달라는 종대에게 종세가 하는말.
p154
그는 왜 어째서 반항했을까. 그 사람은 돈 때문에, 단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반항했던 것일까.
그것이, 그 적은 돈이 그토록 가치가 있는 것일까. 자신의 목숨과 맞바꿀 만큼 가치가 잇는 것일까. 어쩌면 그가 반항했던 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그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
그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는 저항함으로써 자유를 얻지 못했으며 그는 저항함으로써 자신의 생명을 빼앗겼을 뿐이다
.
--> 강도짓을 하기위해 저항하는 사람을 도석이가 실수로 죽였는데 종대가 죽은 그 사람을 보며 하는 생각.역시 뭔가 생각이 삐뚤어져 있다. 힘의 논리로 생각하는 것인걸까? 종대의 세계관에서는 강한자가 위너인가?
p168 
당신의 말에 난 이제 더 이상 안 속아요. 지금껏 당신의 말에 얼마나 속아만 왔는지 아세요? 날 속이려 하지 마세요. 난 당신이 이총으로 무엇을 했건 그것은 알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이 돈을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는지 그것도 알고 싶지 않아요. 어쨌든 우린 부부니까요. 내게 말할 필요도 없어요. 어자피 알고 싶지는 않으니까. 당신이 물건을 훔쳤다면 나 역시 물건을 훔친 것이에요. 당신이 물건을 훔쳤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요. 당신이 총을 파묻어야 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잇을 거예요. 
은경은 무심코 흙 묻은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면서 울고 있엇다
.
--> 뒤화단에 총을 묻으려는 종대를 아내가 보고 하는말. 알면서 어쩔 수 없어 묵인하는듯한...종대는 그렇게 자기가 저지른 범죄에 쫓겨 또 다른 범죄를 낳고 또 또 그렇게 범죄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실제 사건과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돈이라는게 생존이 되버리면 좀 누구나 그렇게 내몰릴수도 있는걸까....그래서 물질문명이 만들어낸 범죄자 라는 말이 나온건가...지금이랑은 시대상도 다르기도 하고....어려운 문제다.
p246
그들이 상이용사들을 모두 제3육군병원에 일단 집합시킨 후 의병제대시킬 때까지의 긴 시간을 대기발령시키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을 죽이던 살의와 하루아침에 불구가 되어버린 억울함, 분노같은 것들을 대기발령 동안 독기를 빼고 분노는 체념으로 바꿔 문자 그대로 육체적인 불구는 물론 정신적인 불구까지 만들어 사회로 보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정화작용 없이 그대로 전선에서 돌아온 병사들과 상이용사들을 사회에 내보낸다면 그들은 몹시 심한 정서적 갈등과 정신적 불균형을 맛보게 될 것이었다.
p248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발광하고, 미치고, 더러는 자살했다. 더러는 종교를 찾았고, 더러는 자신이 죽어버린 뼛골로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보다는 그나마 두 다리가 잘리긴 했지만 목숨이라도 붙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냐는 갱생의 기쁨을 찾아나갔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p276
한쪽의 살인은 범죄가 되며 범법행위가 되지만 다른 한쪽의 싸움은 전쟁이 되며 그것이 개인에게는 훈장이, 집단에게는 승리와 개선의 영광이 뒤따르게 되는 것이다.
똑같은 총으로 하나는 영광을 이루며 다른 하나는 치욕의 죄악을 이루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진실일까. 방아쇠를 당기는 같은 손가락에 어느 것은 살인죄인의 손이 되며 어느 것은 승리자의 손이 되는 것일까
.
-->종세는 군대에 가고(독서노트를 뒤늦게 쓰느라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베트남 전쟁에도 간것같음.) 거기서의 경험과 감상들로 그동안의 삶에 대한 잘못도 뉘우치고 정상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위 내용들은 군대에서의 내용들.
전쟁은 그냥....모두에게 좋지 않은듯....

파르마코스의 추방? 책에 대한 설명과 이해

책은 그렇게 끝이 난다. 맨 뒤에 책에 대한 해설이 있는데 제목이 '파르마코스의 추방' 이라고 한다.

파르마코스가 뭔가 싶어 찾아봤다.

국어사전에는 그리스어로 고대 그리스에서 재앙이 있을때 처형당했던 인간 제물이라고 나온다. 네이버 지식백과도 찾아보니 제물이라고 나오는데 그 제물들은 주로 보복 위험이 없거나 연고자가 없는 부랑자, 가난한자, 불구자들 가운데 선택되었다고....ㅠㅠ

해설에서는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을 파르마코스의 역사라고 하는것 같다. '배제'라 불리는 현상과 배제 당한 사람들....해설도 좀 흥미롭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배제 당한 자들의 삐뚤어진 욕망 때문이라는 건가....예전에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영웅 영화 중 하나가 전쟁없는 다툼없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은 다시 돌아갔던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더이상의 희생제의도 필요 없고, 더 이상의 가난과 폭력이 없는 어떤 상태가 오기 전까지, 말하자면 중력의 영이 더이상 불필요해질 어느 때까지, 요컨데 영원의 시간이 필요한 어느 시점까지(왜냐하면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므로), 우리는 다만 매번 내가 호출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수용소 안에 갇혀 있는 한 명의 파르마코스이다. 그렇다면 나보다 조금 먼저 희생당한 다른 파르마코스들에게 바쳐진 기념물들 앞에서 우리가 떠는 수다란 얼마나 측은한 것인지.

자료를 더 찾아보다 보니 이 내용으로 드라마도 나오고 영화도 나왔는가 보다...이분 엄청 다작하셨는데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들도 많고 대단하신듯~상도도 읽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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